1. 농지 투기 규제 강화 및 전수조사 실시 배경

최근 정부는 다주택자를 겨냥한 부동산 규제에 이어 토지 시장, 특히 농지 투기를 근절하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을 예고했다. 2026년 2월 24일 개최된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의 농지 관리 실태를 지적하며, 농업에 종사하지 않으면서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소유하는 위법 행위에 대해 대규모 인력을 동원한 전수조사 및 매각명령 등 강력한 조치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러한 정책적 움직임의 근본적인 원인은 비정상적인 농지 가격 상승에 있다. 수도권 집중 현상과 맞물려 투자 자본이 지방의 토지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실제 농사에는 적합하지 않은 산골짜기나 야산 인근의 농지 가격마저 평당 20만 원에서 30만 원을 호가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토지의 실수요자인 귀농 및 귀촌 희망자들의 초기 진입 비용을 급격하게 상승시켜 농촌 정착을 포기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농지가 본연의 목적을 상실하고 투자 및 투기의 수단으로 변질된 기형적인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 차원의 실태 조사와 규제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2. 경자유전의 원칙과 농지 처분명령 제도

대한민국 헌법과 현행 농지법은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농지는 실제로 농사를 짓는 자만이 소유할 수 있으며, 농업 경영에 이용하지 않는 농지의 소유는 엄격히 제한된다는 대원칙이다.

농지법에 따르면, 시장, 군수 또는 구청장은 소유 농지를 정당한 사유 없이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는 자(휴경지 방치, 형식적 경작 등)에 대해 6개월 이내에 해당 농지를 처분할 것을 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과거에는 매입 후 실제 경작을 하지 않더라도 행정청의 처분명령이 실질적으로 집행되는 사례가 드물어 '농지는 사두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투기적 인식이 만연했다. 그러나 이번 국무회의를 기점으로 유휴 농지에 대한 전수조사와 더불어 법에 명시된 처분명령이 원칙대로 엄격하게 집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행강제금 및 강제매각 절차

행정청으로부터 농지 처분명령을 받은 소유자가 지정된 유예 기간 내에 농지를 처분하지 않을 경우, 법적 제재가 뒤따른다. 일차적으로는 처분 이행 명령이 내려지며, 이를 지속적으로 거부할 시 공시지가 또는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산정된 고액의 이행강제금(과징금)이 매년 반복적으로 부과될 수 있다. 최종적인 단계에서는 강제 매각 명령을 통해 소유권을 강제로 처분하는 절차까지 밟을 수 있으므로 농지 소유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3. 세금 페널티: 비사업용 토지 양도소득세 중과

행정적 제재 외에도 세제 측면에서의 강력한 불이익이 존재한다. 세법상 농지는 소유자가 재촌(농지 소재지 또는 인접 지역 거주) 및 자경(직접 농업에 종사)의 요건을 충족해야 사업용 토지로 인정받는다.

만약 실제로 농사를 짓지 않는 휴경지로 판명되거나, 타인에게 불법으로 임대하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농지는 '비사업용 토지'로 분류된다. 비사업용 토지로 지정된 농지를 향후 양도할 경우, 기본 양도소득세율(6%~45%)에 10%P가 가산된 중과세율(16%~55%)이 적용된다. 이와 더불어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등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단순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농지를 보유하는 것은 막대한 세금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한계를 갖는다.

4. 지역별 농지 정책의 이원화 및 대안

정부의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도 부동산 전문가들은 획일적인 강제매각 정책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도시 인근의 수도권 농지는 투기 수요가 집중되므로 경자유전의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나, 지방의 시골 농지는 상황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의 지방 농촌은 75세 이상 고령층이 마을의 청년회장을 맡을 정도로 심각한 초고령화와 인구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지역의 고령 농민들은 육체적 한계로 인해 농사를 짓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땅을 처분하려 해도 매수자가 없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휴경지를 보유하게 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따라서 지방 농지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처분명령이나 과징금 부과보다는,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해당 농지를 매입하거나 기업의 농업 경영 참여를 허용하는 등 정책의 유연화가 필요하다. 또한, 농민들이 농업 직불금 등 각종 지원금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농지를 소유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농지 소유와 농촌 복지(기본소득 등)를 분리하는 제도적 재편이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5. 농지 소유자의 합법적 대처 방안 (농지은행 활용)

투기 목적이 아니더라도 상속, 증여, 이농 등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농사를 짓지 못하는 농지를 소유하게 된 경우, 합법적인 위탁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이고 안전한 대안은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운영하는 '농지은행'에 농지를 위탁하는 것이다. 농지 소유자가 농지은행에 임대를 위탁하면, 농지은행이 실제 경작을 원하는 청년 창업농이나 전업농에게 해당 농지를 연결해 준다.

농지은행을 통해 8년 이상 농지를 위탁하여 임대할 경우, 직접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예외적으로 농지법 위반에 따른 처분명령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앞서 언급한 세법상 '비사업용 토지' 판정에서도 제외되어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적용을 피할 수 있는 절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따라서 당장 경작이 불가능한 농지 소유자라면 위법한 개인 간 임대차나 방치를 멈추고, 즉시 농지은행 위탁 가능 여부를 심사받는 것이 자산 손실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