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전력 2025년 4분기 어닝 쇼크 및 실적 요약

2026년 초 우상향 기조를 보이던 한국전력의 주가가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2026년 2월 27일 기준,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 대비 7.58% 하락한 5만 8,5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6만 원 선을 내주었다. 이는 기관 투자자(2,051억 원 순매도)와 외국인 투자자(1,708억 원 순매도)의 대규모 매도세에 기인한 결과다.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돈 2025년 4분기 영업이익에 있다. 연결 기준 4분기 영업이익은 1조 9,8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01% 감소했다. 이는 증권사들의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인 3조 4,264억 원을 무려 42.1%나 하회하는 '어닝 쇼크' 수준이다.

- 2025년 연간 흑자 전환과 4분기 적자 원인

2025년 연간 전체 영업이익은 13조 5,24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조 1,601억 원 증가하는 등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루었다. 이는 2024년 10월 단행된 전력량 요금 인상(kWh당 8.5원)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 가격의 안정화 덕분이다.

그러나 4분기 단일 실적의 경우, 연료비와 구입전력비가 5%가량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비용 통제에 실패하며 수익성이 악화되었다. 수선유지비가 69.3% 급증하고, 기타 영업비용이 16.7% 증가했다. 특히 자회사의 해외 사업 비용이 장부에 크게 반영되면서 전체적인 영업이익 규모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2. 한국전력의 주요 재무 리스크 및 외부 변수

한국전력의 펀더멘털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는 누적된 재무 부담이다. 2021년 145조 8,000억 원 수준이었던 총부채는 2025년 결산 기준 205조 7,000억 원으로 약 60조 원가량 폭증했다. 차입금 규모만 129조 8,000억 원에 달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하루 이자 비용만 119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매년 10조 원 규모의 송배전망 투자가 필수적인 기업 특성상, 이러한 이자 부담은 치명적인 현금 흐름 악화를 초래한다.

-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가능성

외부 거시경제 지표 역시 불안정하게 작용하고 있다. 연초 배럴당 60달러를 밑돌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최근 65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 가능성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탓이다. 국제 유가가 상승할 경우, 한국전력이 발전 사업자로부터 전력을 사 오는 '구입전력비'가 증가하게 되어 어렵게 회복한 흑자 기조가 다시 위협받을 수 있다.

3. 미국 원전 시장 진출 기회와 상승 모멘텀

재무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의 일부 자금이 한국전력에 주목하는 이유는 강력한 '미국 원전 사업' 모멘텀 때문이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의 발달과 데이터센터 증설로 인해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인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안정적이고 막대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 한미 원전 협정 및 예상 수주 규모

미국은 지난 30년간 신규 원전을 건설한 이력이 없어 시공과 조달을 담당할 전문 유틸리티 회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의 원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가 설계를 담당하더라도, 실제 시공과 기자재 조달은 외주에 의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공 능력이 검증된 한국 원전 업계가 핵심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경수로형 원자로가 건설될 때 한국이 설계·조달·시공(EPC)의 일부를 담당할 경우 2기당 18조 8,000억 원의 수주가 기대된다. 나아가 한국형 원전이 독자적으로 미국에 진출할 경우 그 규모는 2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의 추가 협력과, 원가가 상승하더라도 일정 비율의 이익을 보장받는 '원가가산계약(Cost plus)' 체결 가능성도 제기되어 강력한 상승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4. 증권사별 목표주가 엇갈림 현상 및 투자 시 주의사항

현재 한국전력은 '막대한 부채에 따른 재무 위기'와 '초대형 원전 수주 기대감'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이슈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의 목표 주가 역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상반기 한미 원전 협정 타결 및 해외 원전 건설 본격화 기대감을 바탕으로 목표주가를 국내 증권사 최고치인 9만 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신증권, LS증권, NH투자증권 역시 8만 원을 제시하며 강력한 상승 여력을 점쳤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6만 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본질적인 체질 개선(재무 구조 회복) 없이는 원전 수주라는 테마성 모멘텀이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산업용 전기 요금의 인하 가능성과 2029년 종료 예정인 자회사 해외 사업에서의 우발적인 비용 발생 리스크를 경고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전력에 대한 투자는 단기적인 실적 쇼크나 테마성 뉴스에 의존하기보다, 실질적인 재무건전화 계획 이행 여부와 한미 원전 협정의 구체적인 체결 결과를 객관적인 지표로 트래킹하는 전략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