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정의 및 도입 배경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은 가상자산의 발행, 유통, 거래, 공시 등 생태계 전반을 체계적으로 규율하기 위해 추진되는 종합 법안이다. 2024년 7월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투자자 보호와 불공정거래 방지에 집중한 1단계 입법이었다면, 2단계 법안은 시장 전체를 제도권 금융 체계로 편입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해당 법안의 제정 논의가 가속화된 결정적 계기는 2026년 2월 6일 발생한 빗썸 거래소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이다. 당시 거래소는 시스템 오류로 인해 약 60조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오지급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거래소가 보유하지 않은 가상자산을 전산상으로 생성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보안 허점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거래소의 내부통제와 시스템 안정성을 법적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2. 디지털자산기본법의 5대 핵심 규제 내용

본 법안은 가상자산 시장의 투명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핵심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2.1.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가제 및 준비자산 의무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사업자는 최소 50억 원 이상의 자기자본 요건을 갖추어야 하며,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반드시 획득해야 한다. 특히 알고리즘 기반의 가격 폭락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발행액의 100% 이상을 현금이나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예치하는 준비자산 보유 의무가 부과된다.

2.2. 거래소 내부통제 및 시스템 하드캡 구축

가상자산 거래소는 보유 자산을 초과하여 가상자산이 지급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하드캡' 기능을 전산 시스템에 구축해야 한다. 또한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FDS) 운영이 의무화되며, 전산 사고 발생 시 고의나 과실 여부와 상관없이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무과실 책임 원칙이 적용된다.

2.3.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제도 도입

금융 당국은 가상자산 사업자의 대주주를 대상으로 재무 건전성, 금융 범죄 이력, 경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이는 부적격자가 거래소를 지배하여 발생할 수 있는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이다.

2.4. 발행 신고제 및 공시 의무 강화

가상자산을 발행하고자 하는 주체는 금융위원회에 발행인 정보, 기술적 메커니즘이 담긴 백서, 투자자 보호 계획 등을 사전에 신고해야 한다. 발행 이후에도 정기 및 수시 공시를 통해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

2.5. 불공정거래 금지 및 처벌 법제화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시세 조종, 부정 거래 행위가 명시적으로 금지된다. 과거에는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이 모호하여 횡령죄 적용 등에 한계가 있었으나, 2단계 법안은 가상자산을 제도적 자산으로 명시하여 엄격한 처벌과 손해배상 책임을 규정한다.

3. 시장 환경 변화 및 투자자 주의사항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시행은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 변화와 단기적 리스크를 동시에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3.1. 법인 및 기관 투자자의 시장 진입

정부는 2025년 하반기부터 실명 계좌를 보유한 법인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투자를 단계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이는 시장에 대규모 기관 자금을 유입시켜 변동성을 완화하고 시장의 성숙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3.2. 실물 자산 토큰화(RWA) 및 토큰 증권(STO) 활성화

부동산, 미술품, 금 등의 실물 자산을 디지털 증권 형태로 유통하는 STO 시장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현재 부산에서는 조각 투자 전담 장외거래소 설립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중소 사업체나 무형 자산이 자본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3.3. 하위 코인 상장폐지 및 변동성 리스크

법에서 요구하는 인가 요건이나 공시 의무를 충족하지 못하는 소규모 프로젝트(이른바 '잡코인')는 시장에서 대거 퇴출당할 가능성이 높다. 법 시행 초기에는 이러한 프로젝트들의 상장폐지로 인해 시장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투자자는 자산 구성의 투명성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4. 결론 및 정책 시사점

2026년 상반기 발의 예정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가상자산을 단순한 투기 수단에서 제도권 금융 자산으로 격상시키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제도화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의 신뢰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강화된 규제 기준은 산업 내 기술 혁신을 저해하거나 유망 프로젝트의 해외 이탈을 초래할 우려도 존재한다. 따라서 규제와 진흥 사이의 균형 있는 입법 과정이 향후 대한민국 디지털 자산 시장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